고파랑 방지 구조물은 설치했지만 모래구하기 전쟁

포항 송도해수욕장·도구해수욕장 해안선침식 방지 사업 실시
송도해수욕장 모래구하기 힘들어 양빈작업 차질 불가피
도구 해수욕장 양빈용 모래 구하기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
안경모 한동대 교수 “포항 인근 육지모래 이용해야”

해안선침식으로 백사장이 사라진 포항송도해수욕장

(포항=권영대 기자) 전국에서 해안선 침식이 계속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백사장을 살리기 위한 연안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우리고장인 경북동해안도 예외는 아니어서 특히 침식이 심한 포항 송도해수욕장과 도구해수욕장에서 몇년 전부터 연안정비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사업진행속도가 더딜뿐 아니라 양빈용 모래구하기가 어려워 사업이 늦춰지면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그렇다면 침식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그 대안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자.<편집자 주>

◆ 강성공법( 잠제, 이안제 등 고파랑 방지용 구조물 설치)

돌제(2012방통심의위 이달의 좋은프로그램 수상작 위기의땅 침몰하는 14041km 캡처)

△돌제 (groin, groin field)

돌제는 모래가 파도 등에 의해 해안선에 평행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저지시켜 특정 지역에 모래를 퇴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해안선에 수직한 방향으로 축조되는 해안구조물로, 부산 해운대, 남해 상주해수욕장 등에 설치돼 있지만 포항에서는 볼 수 없다.

이안제(2012방통심의위 이달의 좋은프로그램 수상작 위기의땅 침몰하는 14041km 캡처)

△이안제 (Breakwater)와 잠제(인공리프, 수중방파제)

이안제와 잠제는 고파랑 에너지를 감쇠시킬 목적으로 해안에 평행하게 설치한 구조물로서 이안제는 물위로 노출되며 잠제는 물속에 잠겨 있는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 기능은 높은파도의 에너지를 감소시켜 구조물 파손을 막고 모래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현재는 미관상을 이유로 이안제보다는 잠제설치가 보편화 되고 있다. 특히 잠제는 대부분의 연안정비사업에서 널리 사용 중이며 포항송도해수욕장에는 3기가 설치돼 있고 도구해수욕장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양빈공법(2012방통심의위 이달의 좋은프로그램 수상작 위기의땅 침몰하는 14041km 캡처)

◆ 연성공법(양빈-모래 채우기)

강성공법이 마무리되면 약 1년간의 모니터링 후 양빈(모래채우기)이 시작된다.

양빈공법은 다른 지역의 모래를 인공적으로 공급하여 자연 상태와 유사한 해안을 만들어 해안을 보호하는 방법을 말한다. 양빈의 목적으로는 해안침식을 방지하기 위한 해안보전 목적과 해수욕장 등 해안조성을 위한 목적으로 나눌 수 있다. 매년 전국 대부분의 해수욕장에서 양빈이 진행 중이며 포항지역은 2019년부터 양빈작업이 진행중에 있으며 도구해수욕장도 잠제 등 구조물의 설치가 끝나면 양빈을 진행할 예정이다.

송도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잠제)

◆ 지역 연안정비사업 현황

△포항 송도해수욕장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명사십리 고운모래로 1970-80년대 매년 전국에서 수십만명이 찾는 명소였지만 포항제철소의 대규모 준설 등으로 백사장이 유실되기 시작하면서 2007년 결국 폐장했다. 

이후 2012년 해안도로가 개통되고 2013년 본격적인 연안정비사업(약 300억원)을 통해 2016년까지 18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 연장 900m의 잠제를 설치했다. 2019년부터는 양빈사업자를 선정하고 백사장에 을 투입해 150,000㎥의 모래를 채우는 작업을 진행이지만 공사업체가 양빈용 모래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침식이 심각한 포항 도구해수욕장

△포항 도구해수욕장

고운 모래 백사장에 명주조개잡이 체험도 할수 있어 여름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던 도구해수욕장도 해안선 침식이 심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만 매 한가지다.

이에 따라 포항해양수산청은 고파랑 등에 의해 침식된 연안을 복원하고, 국토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 2018년 10월 말부터 ‘포항 도구해변 연안정비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약 320억을 투입해 잠제(수중방파제) 400m를 설치하고, 호안보강(142m), 사면보호(130m)를 실시하여 임곡리 마을의 침수피해와 추가적인 연안침식을 막고, 양빈(해빈복원 196,634㎡)을 통해 넓은 백사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는 사업에 대한 용역을 진행 중이며 용역이 끝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모래 확보가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잠제(2012방통심의위 이달의 좋은프로그램 수상작 위기의땅 침몰하는 14041km 캡처)

◆ 양빈용 모래 구하기 전쟁 

그렇다면 왜 이렇게 모래 구하기가 힘든 걸까? 국내 모래채취는 그동안 남해안EEZ, 동해안 울진 등지에서 진행돼 왔지만 어자원 고갈 등의 문제로 수협과 어민들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2017년 1월부터 바다모래 채취를 금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2019년) 정부와 수협·어민들의 합의로 올해(2020년) 8월까지 243만㎥ 모래를 채취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모래부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모래를 구하기 힘든데다 운송거리가 멀다보니 덤프트럭을 이용하기 보다 바지선 등을 띄워 모래를 운반하다보니 매년 모래가격은 金모래란 말이 나올 정도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 육지모래를 양빈에 이용하는 창의적 대안 필요

그렇다면 어떻게 모래를 구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한동대 안경모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대안을 제시한다.

안경모 교수는 “전국에서 모래부족이 심각한 상황으로 침식해안에 모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해안선 모래가 육지에서 간 것이기 때문에 육지 모래를 공급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포항의 형산강 하구 인근의 송도동, 죽도동, 해도동, 나루끝, 도구 인근의 육지는 형산강의 하구 퇴적지이므로 양질의 모래가 땅속에 묻혀있다. 이런 양질의 모래를 이용한다면 백사장 복원을 위한 양빈작업이 훨씬 더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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